발기부전치료제구매 기자에 “쓸데없는 소리!”, 정복 입고 ‘거수경례’···내란특검 소환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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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사 중 출석 장면에 가장 큰 관심이 쏠렸던 인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전직 대통령이자 이 사건 정점에 있는 인물이어서도 그렇지만, 지난 6월28일 첫 출석 당일까지도 출석 방식을 놓고 특검과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청사 지하 주차장을 통해 비공개로 들여보내 달라고 특검에 요청했지만 특검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측 변호인단은 당일 무작정 지하주차장으로 간 다음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공공연히 밝혔고, 특검 측은 “출석으로 보지 않겠다”며 맞섰다.
당일 포토라인은 서울고검 청사 1층에 설치됐다. 윤 전 대통령의 첫 공개 출석인 만큼 현장에는 기자 수십 명과 대통령경호처 직원, 전직 대통령 경호 규정에 따라 출동한 경찰들로 붐볐다. 어디선가 ‘윤 전 대통령이 지하로 갔다’는 얘기를 듣고 한 기자가 벌떡 일어서자 경호원이 제지하려 민첩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을 실은 승합차는 결국 지하가 아닌 1층 현관으로 올라왔고, 감색 정장을 입고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진술거부권 행사할 거냐’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곧바로 청사로 들어갔다.
‘국정 2인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굴욕 출석’으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7월2일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된 한 전 총리는 서울고검 청사 1층 자동문 현관으로 향했으나 문이 열리지 않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이 자동문은 보안 출입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문으로, 평소엔 잠겨 있다. 한 전 총리를 안내하러 나온 수사관이 그의 팔을 잡고 측면 쪽문으로 안내했고 이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담기면서 한 전 총리가 강제 연행되는 것처럼 비쳤다. 이를 의식한 특검은 이후 한 전 총리를 소환할 때는 자동문 현관을 열어 두고 여기에 포토라인을 설치한 뒤 이를 통해 들어가도록 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8월19일 2차 출석 당시 취재진의 질문에 “고생 많으시다”고 말한 것 외엔 별도 발언을 하지 않았다.
출석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힌 피의자도 있다. ‘평양 무인기 작전’을 직접 실행한 김용대 국군드론작전사령관은 첫 특검 조사를 받은 지난 7월17일 정복을 입고 출석해 청사 1층 출입구 앞에서 짧은 기자회견을 했다. 김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굳은 표정으로 “저의 모든 행동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었지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회견문을 다 읽은 뒤 취재진 카메라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그는 9차례 넘는 특검 조사를 받으면서 이례적으로 매 차례 전투복을 입고 출석했다.
대부분 수사기관 조사를 앞둔 사람들은 긴장하거나 예민해져 있기 마련이지만 일부 소환자들은 비교적 편안한 태도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무인기 작전을 가장 윗선에서 지휘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승오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피의자로 전환된 후 첫 조사를 받으러 온 지난 8월17일 지하주차장을 통해 출석하면서 기자를 만나 피의자 조사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사복 차림의 이 본부장은 기자의 명함을 받고는 “경향신문의 다른 기자와 친분이 있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18일 첫 특검 조사를 받으러 온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지하주차장에서 기자를 만나 “나도 기자 시절 뻗치기(기자가 취재원을 만나기 위해 현장에서 기약 없이 기다리는 취재 방식을 가리키는 은어)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행한 변호인에게 “기자들에게 명함을 건네라”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반대로 예민한 성격을 취재진에게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내란 중요임무종사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는데, 특검 협의와 달리 포토라인을 피해 자의적으로 지하주차장 출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도 기자를 마주쳤고 ‘계엄 당시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지시했나’ 등을 묻자 “당신들에게 이야기해야 할 내용인가” “쓸데없는 소리”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조사실로 올라갔다.
서울 관악구에서 피자가게를 운영하다 프렌차이즈 본사 직원을 비롯한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김동원(41)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사전에 흉기를 미리 준비해 놓는 등 범행을 계획하고서 피해자들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최재만)는 1일 김동원을 구속기소하고, 전자장치 부착 및 보호관찰 명령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동원은 자신이 운영하던 관악구 소재 피자가게에서 프랜차이즈 본사 직원과 인테리어 업자 부녀 등 3명을 주방에 있던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2023년 10월부터 피자가게를 운영해왔던 김동원은 프랜차이즈 본사 및 인테리어 업체가 보증기간 1년이 경과됐다는 이유로 무상 수리를 거절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전날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미리 준비해 놓고 범행 당일 매장 내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가려놓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김씨가 개업 초창기 발생한 하자에 대해 이미 무상 수리를 받았고, 범행 동기가 된 인테리어 하자 또한 주방 타일 2칸 파손 및 주방 출입구 부분 누수 등으로 경미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프랜차이즈 본사의 ‘한 그릇 배달 서비스 강요’, ‘리뉴얼(재단장) 공사 강요’ 등과 같은 ‘가맹점 갑질’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충실한 공소 수행을 통해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엄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피해자 유족들에게는 유족 구조금, 장례비·치료비 지급 등 경제적 지원과 심리치료 등을 통해 조속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공판 과정에서 유족 진술권을 보장해 주는 등 피해자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주간경향]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이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것은 이해한다”고 발언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른바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오래된 성차별적 통념을 드러내며 구조적 불평등의 문제를 가린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근 공개된 <은중과 상연>(넷플릭스), 방영 중인 <백번의 추억>(JTBC) 등의 드라마만 봐도 이 대통령의 젠더 인식이 얼마나 단선적인지를 알 수 있다. 이들 드라마는 등장인물의 캐릭터나 인물 간 관계성, 시대 배경 모두 다르지만 ‘두 여성 주인공의 우정’을 중심 서사로 끌고 간다. 역시 최근 방영 중인 <달까지 가자>(MBC)와 지난 6월 방송된 <살롱 드 홈즈>(ENA)는 다수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 등을 그리는 ‘워맨스(women+romance)’ 드라마의 명맥을 잇는데, 최근 작품들은 이전 작품들보다 확장된 세계를 보여준다. 콘텐츠 시장에서 먼저 주목받았던 ‘브로맨스(brother+romance·남성 간 우정과 연대)’의 대칭어로서의 워맨스가 최근 드라마 콘텐츠의 주요한 서사로 자리 잡고 있다.
<은중과 상연>은 친구 관계인 은중(김고은 분)과 상연(박지현 분)의 10대, 20대, 30대, 40대를 통과하며 두 사람에게 서로가 어떤 존재인지, 어떤 영향으로 받아 삶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 관계성을 세세하게 포착해 보여준다. 친밀함과 경쟁, 질투, 선망, 갈등, 배신, 원망, 용서, 이해 등의 다양한 감정이 서사를 채운다. 은중은 중학교 때 헤어졌다가 대학에서 재회한 상연을 떠올리며 말한다. “천상연을 빼놓고는 내 인생을 논할 수가 없다”고. 상연은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회고한다. 자기 생에 엄마와 오빠 그리고 은중의 이름만 남았다고.
<백번의 추억>의 전반부는 1980년대 버스 안내양인 영례(김다미 분)와 종희(신예은 분)가 서로에게 각별한 존재가 되는 과정, 두 사람이 친구로서 함께 보내는 청춘 시절을 담아낸다. 영례는 야간 학교에 다니며 국어 교사를 꿈꾸고, 종희는 미스코리아와 배우를 꿈꾼다. 두 사람이 서로의 꿈을 공유하는 장면에서 “소녀야 꿈을 가져라”라고 외치는 영례에게 종희가 말한다. “나 방금 너한테 반한 거 같아”라고. 영례는 “나는 벌써 반했어. 니가 버스에서 풍선을 이따시만하게 불 때”라고 답한다. 집에 큰돈이 필요한 영례에게 자신의 돈을 건네는 종희는 영례와 지내며 행복하고 재밌어졌다며 “그건(돈) 쨉도 안 돼. 넌 나한테 더 큰 걸 주고 있거든”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두 드라마에는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특별한 존재’임을 고백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물론 두 드라마 모두 이성 간 멜로 서사가 포함돼 있다. 여성 주인공들이 한 남성을 두고 경쟁한다는 설정은 흔한 삼각관계 멜로 드라마와 비슷하다. 그런데 두 드라마에서 남성 주인공은 두 여성 주인공의 관계 변화를 만드는 ‘매개물’에 가깝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은중과 상연>은 두 여성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죽을 때까지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호의, 그리고 (상대와 견줘)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투심, 경쟁심 등의 심리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서사”라며 “멜로 서사가 들어가 있지만 서브 서사다. <백번의 추억>도 짝사랑 이야기가 섞여 있어 로맨스가 중심인 것처럼 보이지만 (드라마 전개를 보면) 우정이 훨씬 중요한 포인트로 보여진다”고 했다.
‘워맨스’를 극의 서브 서사로 차용하는 드라마가 제작된 지는 제법 오래됐다. <선덕여왕>(MBC·2009)에서 선덕여왕(이요원 분)과 미실(고현정 분)은 경쟁 관계이면서 사제 관계처럼 보이기도 했다. 최근 작품은 워맨스 그 자체가 극의 중심 서사가 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두 여성 변호사가 등장한 법정·직장 배경 드라마 <굿파트너>(SBS·2024)에서 차은경(장나라 분)과 한유리(남지현 분)의 관계나 <미지의 서울>(tvN·2025)에서 쌍둥이 여성 주인공 미지(박보영 분)와 미래(박보영 분)의 관계, 같은 드라마에서 미지와 로사(원미경 분)의 관계는 ‘서로 연대하는 관계’로서 극의 중요한 서사를 담당한다.
학술지 ‘한국문학이론과 비평’ 제94집(이문우·2022년 2월)에 실린 논문 ‘워맨스에서 레즈비언 로맨스로-<마마>-<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마인>에 이르기까지’는 국내에서 워맨스 드라마의 본격적인 포문을 연 작품을 <마마>(MBC·2014)라고 분석한다. 이 분석에 따르면 2010년대 한국 영화계에서 ‘남-남 조합’을 중심으로 한 브로맨스 액션 영화가 주류로 자리 잡았고, 이 무렵 워맨스 콘텐츠도 서서히 등장했다. 그중 ‘워맨스’란 단어를 대중에게 인식시킨 <마마>는 승희(송윤아 분)가 말기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아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기 위해 아들의 생물학적 아버지의 부인인 지은(문정희 분)과 이웃으로 만나게 된 이야기다. 둘은 연적이 아니라 서로를 구원해주는 친구가 된다.
3명의 여성 주연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다룬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tvN·2019)는 포털 사이트에서 일하는 직장인 여성들의 이야기로, 이들은 때로는 경쟁하면서 때로는 돕는 복잡한 관계다. <마인>(tvN·2021)은 재벌가 집안에서 각자 자신을 옭아매는 가부장제와 이성애 중심주의를 벗어나고자 했던 희수(이보영 분)와 서현(김서형 분)의 워맨스로 주목받았다. 이 논문은 “한국의 현실에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의 여성들은 더 이상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지 않는다. 여자를 돕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갈망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기존 드라마가 그려내던 남성과의 로맨스는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더 이상 성립될 수 없다”고 해석한다. ‘페미니즘 리부트(재부흥)’는 2015년 즈음 여성혐오에 반발해 사회 전반적으로 시작된 페미니즘 열풍을 가리킨다.
정덕현 평론가는 “최근의 경향성은 과거 ‘여적여(여성의 적은 여성)’ 관점에서 벗어나 여성 간 우정 관계, 서로의 위험이나 위기를 극복시켜 주거나 일으켜줄 수 있는 존재로서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퀴어 장르까지도 나아간다”며 “시청자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소비되는 뻔한 멜로 구도보다는 새로운 구도, 지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사를 요구하고 그중 하나가 워맨스”라고 말했다. 최근 워맨스 드라마는 여성 간 우정과 연대를 토대로 삼되 내용도 다양해졌다. <더 글로리>(넷플릭스·2022)에서 동은(송혜교 분)은 학교폭력 피해자, 현남(염혜란 분)은 가정폭력 피해자로서 피해자 간 연대를 보여준다. 일상적 어려움을 드러내는 작품들도 한 축을 이룬다. <멜로가 체질>(JTBC·2019)이나 <술꾼 도시 여자들 1·2>(tvN·2021, 2022) 등은 3명의 젊은 여성이 등장한다. 젊은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각자의 삶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위기를 벗어나는 데 도움을 주는 관계로 설정돼 있다. 최근작인 <달까지 가자> 또한 한 제과회사에 다니는 ‘비공채’ 여성 3명의 애환과 우정을 그린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이전에도 두 여성 간, 세 여성 간의 서사를 다룬 작품은 계속 나왔다. 최근 작품이 이전과 다른 점은 욕망이 강한 인물과 그렇지 않은 인물의 선악 구도에 맞추던 것에서 인물 간 아주 미묘한 관계, 자매애, 연대, 심리적인 부분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며 “특히 두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섬세하게 풀어낸 <은중과 상연>은 남성 인물이 나오기는 하지만 두 주인공이 상대를 통해 자기 존재의 의미, 나아가 죽음까지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높은 수준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했다. 윤 교수는 “남성 중심적 세계관에 갇혀 있던 여성의 틀이 깨진,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 드라마로서 나오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존재론적 고민 서사가 여성 서사 작품에서 구현된 배경을 두고는 “여성이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더 깊게 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는 젠더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워맨스 드라마가 시장을 압도할 만한 위치에 있진 않다. 지난 7월 종영한 <살롱 드 홈즈>의 제작진은 이 드라마를 ‘코믹 워맨스 활극’으로 소개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여성 4명이 합심해 범죄자를 잡는 이야기다. 민진기 PD는 지난 6월 16일 <살롱 드 홈즈> 제작발표회에서 “최근 드라마 산업적 측면에서 제작비가 높아져 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어들고, 사업성이 있는 남자 배우 몇몇을 잡기 위해 제작사들이 고생하는 거로 알려져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여성 주인공들이 활약하는 드라마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을 수밖에 없다. 워맨스 드라마가 앞으로도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각본이 더 나와야 한다”고 했다. “문화의 흐름은 항상 빈 곳을 찾아가고, 상대적으로 적게 다뤄지는 부분들이 있으면 그걸 채워가면서 균형을 맞춰 나간다”(정덕현)고 보면, 앞으로도 워맨스 드라마의 확장을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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