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기기폰테크 계엄 해제 의결 뒤 김용현 “대통령 명 받들었다. 우린 할 일 다했다”[법정 417호, 내란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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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이 통수권자이신 대통령님의 명을 받들어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우리의 할 바를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은 장관이 책임을 집니다.”
계엄 해제안 의결 뒤 열린 국무회의까지 마치고 집무실에 돌아온 김 전 장관에게 김 전 보좌관은 물었다. “포고령, 언제 썼나요?” 김 전 장관이 컴퓨터로 작업하는 모습을 본 적 없었던 김 전 보좌관은 포고령을 꺼내 보는 김 전 장관이 의아했다. 김 전 장관은 “내가 썼다”고 답했다. “왜 말하지 않았냐”고 묻자 “너희도 다칠 수 있는데 왜 말하냐”며 웃음을 지었다고 김 전 보좌관은 당시 대화를 떠올렸다.
김 전 보좌관의 기억을 따라가면, 포고령에 대한 의구심은 계엄 당일 아침 발견한 ‘노란 봉투’에서부터 시작됐다. 김 전 장관 책상에 이 봉투를 놓은 김 전 장관의 부관은 “아침 일찍 ‘이름을 알 수 없는 손님’이 양호열 국방부 장관 비서와 김 전 장관을 만났다. 이분들이 노란 봉투와 관련 있는지 모르겠다”고 김 전 보좌관에게 말했다. “거기(노란 봉투)서 포고령이 나왔기 때문에 ‘아, 이게 어떤 봉투일까’ ‘어디서 작성된 봉투일까’ 하는 생각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김 전 보좌관은 진술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손님’의 정체는 불법계엄 사태의 ‘민간인 비선실세’로 불리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었다. 김 전 보좌관은 김 전 장관을 수행하는 3개월여 동안 “응, 상원아”라며 전화를 받는 장면을 3~4번 목격했다. 처음엔 ‘상원’이라는 이름이 친인척인 줄 알았다. 차차 노 전 사령관에 대한 소문이 들려왔고, 그제야 “‘노상원은 아닐까’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전 보좌관은 “당시 노 전 사령관에 대해 ‘누구누구는 노상원 힘으로 (승급 등이) 됐다더라’ 이야기가 들렸다”며 “장관님께 ‘이런 소문도 들리는데 알고 계셔야 할 것 같다’고 직언드릴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고 말했다. 불법계엄 직후에도 김 전 보좌관은 “상원아, 이제 어떡하냐”고 묻는 김 전 장관 통화내용을 들었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된 직후 국방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가서 핵심 참모들과 회의를 열었다. 김 전 보좌관 진술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국회에 몇 명 투입했느냐”고 물었다. 김 전 장관은 “500여명”이라고 답했고,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국회에 군인 1000명을 보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어떡할 거냐”며 김 전 장관을 질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우발적 사고가 절대 일어나지 않게 숙련된 간부로만 국회에 투입하라고 지시했다”는 김 전 장관 진술을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타박했다는 것과는 정반대”라고 주장했다. 김 전 보좌관은 “저는 못 들어봤다. 보고 들은 것만 진술했다”라고 잘라 말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입을 열었다. 참모들과 회의를 연 것은 “계엄을 선포할 때 국방부 장관 의견을 들으며 국무회의를 거치는 것처럼,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이후 정식 계엄 해제를 하려면 그것도 집에 돌아간 국무위원들을 불러 다시 국무회의를 하는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해보니 늦은 시간 상황실에서 고생한 군 간부들도 있고, 격려를 한번 해주고 의견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금 이런 일이 닥쳤을 때 방첩사령관이 지시하거나 국방부 장관이 해당(정치인 체포) 계획을 지시했다면 절대 따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난 18일 조지호 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의 내란 재판에 출석한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군 통수권자였던 윤 전 대통령이 언론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권한이 있는 상태에서 지시를 하달하다 보니 그 자리에서 판단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었기 때문에 이를 거스르기 힘들었다는 의미다. 김 전 단장은 계엄 당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체포 명단을 전달하며 ‘잡아서 이송하라’고 했으며, 나중에는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검거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내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다수는 곧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지난 16일 김 전 장관에 대해 직권 보석을 결정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사실상 구속상태를 불법적으로 연장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며 항고했다. 김 전 장관은 이틀 후 내란 특별검사에 의해 추가 기소됐고, 오는 23일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가 구속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인 전 사령관과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해서도 지난 17일 군검찰이 재판부에 조건부 보석을 요청했다.
산과 바다를 두루 품은 울진은 누구에게나 잘 맞는 전천후 여행지이다. 골목엔 추억의 만화 속 주인공들이 살아 숨 쉬고 땅속엔 수천년 세월을 간직한 보물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탁 트인 동해 앞에 서면 버겁게 느껴지던 일상의 무게도 저 멀리 날아가버린다. 한 상 잘 차린 진수성찬 같은 여행지. 한술 뜨고 나면 두고두고 생각날 만큼 맛깔난 추억이 쌓인다.
엄지와 까치를 아시나요?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한때 순애보의 대명사로 ‘엄지’와 ‘까치’가 손꼽히던 시절이 있었다. 7080세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들이다. 여기에 ‘마동탁’을 더하면 <공포의 외인구단>이 곧바로 떠오른다. 1980년대 이현세 작가가 출간한 작품으로 당시 ‘만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란 인식을 뒤바꿨을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울진 매화마을에 가면 엄지와 까치, 마동탁이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공포의 외인구단’ 까치와 엄지 등이현세 작가 만화 가득한 골목길
지하의 금강산 같은 풍경 자랑하는천연기념물 성류굴 동굴 탐험하고드라마 ‘폭풍 속으로’ 촬영장 있는왕피천·동해바다 경치 감상까지
한국 만화계를 대표하는 이현세 작가는 울진과 인연이 깊다. 특히 매화마을은 부친의 고향이자 작가의 어릴 적 추억이 깃든 곳이다. 이곳에 그의 이름을 딴 이현세 만화 거리가 있다. 2017년 마을 주민들과 작가가 합심해 만든 국내 최초의 만화 테마 벽화 거리이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담벼락에 그려진 정겨운 옛 풍경들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벽화마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향수가 전해져온다. 단편적인 그림들 외에 장편 만화도 감상할 수 있다. 매화중학교 인근 담장에는 승마를 주제로 한 작품인 <누구라도 길을 잃는다>가 이어져 있으며 또 다른 담장에는 <공포의 외인구단>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만화 세계에 정신없이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걸음이 <남벌> 열차 카페에 닿는다. 카페 외관은 또다시 침탈을 꿈꾸는 일본의 야욕을 통쾌하게 무너뜨리는 만화 속 장면들로 꾸며져 있다. 사이다 같은 결말처럼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음료들도 준비되어 있다.
이현세 만화 거리는 천천히 둘러보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떠나기 아쉽다면 마을 안에 있는 매화작은도서관을 들러보자. 도서관 안에 국내 대표적인 만화와 웹툰 작품을 모아 놓은 열람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세계적인 가치를 품은 성류굴
매화마을에서 북쪽으로 10여분 올라가면 수억만년 전 비밀을 품은 동굴 탐험에 나설 수 있다. 선유산 서북쪽 왕피천과 인접한 성류굴은 국내 석회암 동굴 가운데 최초로 천연기념물에 지정되었던 울진의 대표적인 명소다. 지난 4월에는 성류굴을 포함한 경북 동해안 지질 명소들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면서 세계적인 가치까지 인정받았다.
굴 안에 들어서면 바깥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순식간에 지상과 단절된 이(異)공간으로 이동한 기분이다. 천장에는 진흙을 반죽해 놓은 듯한 기묘한 종유석들이 가득하고 바닥에는 우후죽순 자란 석순들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커튼처럼 드리워진 베이컨 시트와 동굴방패, 동굴산호 등 눈길 닿는 곳마다 오묘한 빛깔과 형태를 지닌 자연물들이 보란 듯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대자연의 작품 앞에서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동굴 안에는 호수도 여러 개다. 눈을 감고 서 있으면 ‘똑… 똑…’ 한 방울씩 천천히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머나먼 과거로 마음을 이끈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경이롭게 느껴져 한시도 한눈을 팔 수가 없다.
미륵동, 촛대바위, 용바위 등 독특한 형상마다 그에 어울리는 이름을 붙여넣은 것도 시선을 끈다. 그중 으뜸은 예부터 전해 내려온 ‘지하금강(地下金剛)’이란 명칭이다. 종유석과 석순, 석주들이 어우러진 경관이 지상의 금강산을 방불케 해 붙여진 이름인데 동굴을 관람하고 나면 웅장한 아름다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죽하면 이곳까지 왕이 직접 행차했을까. 2019년에 동굴 내부에서 신라시대 진흥왕이 다녀갔다는 명문이 발견되어 학계가 놀란 바 있다. 성류굴의 명성이 삼국시대부터 자자했음을 잘 알려주는 대목이다. 일연의 <삼국유사>를 비롯해 고려 말 한학자인 이곡의 <관동유기>에도 성류굴에 관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성류굴은 전체 가운데 270m 구간만 일반 관람이 가능하다. 짧은 듯해 보이지만 볼거리가 많아 찬찬히 둘러보면 40~50분은 금세 지나간다. 입장 전 안전모 착용은 필수.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굽혀 지나가야 하는 좁은 통로들도 있지만 대부분 평지대로 관람 환경은 무난한 편이다. 근처에 있는 경북동해안지질공원센터도 함께 둘러보기를 권한다. 성류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물론 굴 내에서 발견된 종유석과 석순 단면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왕피천을 지나 죽변항까지
왕피천 하류로 걸음을 옮기면 푸른 동해가 바라보이는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아쿠아리움과 케이블카, 다양한 공예 체험장들이 마련되어 있어 주말에는 울진 시민들도 많이 찾는다. 특히 울진아쿠아리움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작지만 알차게 꾸며진 실속 있는 전시관이다. 알록달록한 열대어는 물론 까치상어와 별상어, 빨판상어 등 다양한 종류의 상어를 비롯해 푸른바다거북, 잔점박이물범, 수달 등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바다 생물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메인 전시 격인 왕돌초 수조는 후포항에서 23㎞ 떨어진 동해 바닷속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왕돌초는 동서 길이가 21㎞, 남북이 54㎞에 이르는 거대한 수중 암초로 면적이 여의도 2배에 달한다. 울진 바닷속에 이런 해저 지형이 숨어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왕돌초 주변 해역에는 100종이 넘는 해조류와 어류들이 공존해 살아간다. 해양 생태계를 압축해 놓은 수조는 오픈 형태로 2층에 오르면 물속을 내려다볼 수 있다.
아쿠아리움 맞은편에는 망양정 해맞이공원을 단숨에 오르는 왕피천 케이블카가 자리해 있다. 얼핏 보기엔 그다지 높지 않고 거리도 짧은 편이라 다소 시시하게 느껴지지만 막상 타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캐빈이 공중에 떠오르면 단조로워 보이던 왕피천과 동해가 도드라지게 드러나며 생동감 넘치는 풍경으로 변한다. 탑승 시간은 5분 정도.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깜짝 이벤트처럼 펼쳐진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과 일반 캐빈이 있으니 취향껏 선택해보시길.
해맞이공원에서는 관동팔경(關東八景)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망양정(望洋亭)을 비롯해 울진대종, 소망나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다른 곳은 몰라도 망양정까지는 다녀와보자.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산책로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망양정은 고려시대에 건립됐다고 알려져 있으며, 조선시대에 여러 차례 중수와 이축을 거치다 철종 때 지금 자리로 옮겨졌다고 전해진다. 왕피천과 동해가 만나는 해안 언덕에 세워져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울진 한 상 차림에 마지막으로 내놓는 여행지는 죽변항이다. 번잡한 항구를 지나 해안가 언덕에 오르면 드라마 <폭풍 속으로> 촬영장이 나타난다. 푸른 바다를 병풍처럼 두른 아담한 양옥집이 한 폭 그림처럼 서 있다. 드라마가 방영된 지 벌써 20년이 지났지만 워낙 관리가 잘되어 있는 덕에 지금도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아들고 있다.
촬영장 인근에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해의 뱃길을 밝혀온 죽변등대가 서 있다. 등대까지 오르는 오솔길이 키 작은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운치를 더한다. 바다 위를 천천히 달리는 모노레일을 타고 로맨틱한 시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을 이용하면 ‘하트 해변’을 비롯해 수려한 해안 절경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마치 달콤한 디저트처럼 여행을 마무리하는 코스로 잡으면 좋다.
경북 경주시의 한 폐기물 처리 공장에서 노동자가 파쇄기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19일 오후 4시 52분쯤 경주시 천북면의 한 폐기물 처리 업체에서 작업 중이던 50대 노동자 A씨가 기계에 하반신이 끼여 크게 다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A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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